인천 세계 도시 축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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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도 많고 탈도 많은 2009 인천세계도시축전 직.접.가.보.니 …

해마다 가족의 해외여행을 계획할 수 없는 부모로서 ‘2009 인천세계도시축전’은 꼭 가볼 만한 체험 코스다. 하지만 다녀온 주변인들의 평가가 예사롭지 않다.
“꼭 평일에 가야 해요!” “너무 넓어서 하루 동안 다 구경 못 하겠어요”… 주말 가족 여행지로 이곳을 찾은 이들의 평가다. 주변인들의 조언에 힘입어 해마저 구름 속으로 자취를 감춰버린 지난 월요일, 송도로의 여행을 다녀왔다.
●●● 넓긴 넓다… 사전 코스 계획이 나들이의 승패 갈라
인천시 연수구 송도동 32-5. 내비게이션이 안내하는 길을 따라 처음 찾은 송도신도시, 허허벌판 위로 인천세계도시축전을 알리는 부스가 가득하다. 과연 TV 광고에서 본 것처럼 넓은 벌판을 가로지르는 규모에 입이 떡 벌어진다. 부스도 널찍널찍 떨어져 있으니 초행길이라면 당최 어디가 어딘지 몰라 길 좀 헤매겠다 싶다.
심지어 주차장도 무려 제7 주차장까지 있는데 이중 5, 6주차장은 약간, 7주차장은 행사장과 제법 멀어 무료 셔틀버스를 이용해야 한다. 배차 간격이 10~20분이니 성질 급한 사람이라면 꼭 1~4주차장에 차를 댈 것.
주변 가족들의 경험담과 직접 찾아본 정보를 종합한 결과 인천세계도시축전 나들이의 성패는 ‘코스 짜기’에 달렸다. 인천세계도시축전 홍보팀에 따르면 축전을 둘러보는 데 만 평균 4시간이 걸린다. 모든 여행이 그렇지만 축구장의 33배 규모인 24만제곱미터에 펼쳐지는 전시를 생각하면 짜임새 있는 계획은 필수다.
우선 나들이의 목적이 축전 관람인지, 교육용 체험인지 물론 우리 일행은 부모 된 도리(^^)로 체험 나들이 코스를 잡기로 했다. 다행히 홈페이지가 잘 구축되어 미리 필요한 코스를 짜두는 게 도움이 되겠다. 행사도 워낙 방대해 매일 스케줄을 확인하고 나서는 게 좋다.
현장에서 받은 팸플릿에도 유아&초등학생/중·고등학생으로 나눠 연령별 추천 관람 코스가 나와 있으니 참조할 것. 온 가족이 찾는다면 아빠가 가고 싶은 부스와 아이들이 가고 싶은 부스를 적절히 조화하는 게 요령이다. <미즈내일> 일행은 보다 꼼꼼히 코스를 짚어줄 인천세계도시축전 홍보팀의 김주희씨에게 가족형 체험 코스를 추천받아 반나절의 체험 나들이를 시작했다.
가.족. 체.험. 코.스. 01 ●●● 지구 사용설명서 익히기! 녹색성장관
녹색성장관은 이름처럼 기후변화에 따른 지구의 현재와 미래 등을 예측할 수 있는 공간이다. 주제 자체가 어렵다는 생각에 유아를 데려온 가족들은 생략하기 쉬운 곳이지만 실제로는 알짜배기 체험 코스가 가득하다. 전시관은 인식존, 대응존, 기회존으로 나뉘는데 아이와 함께라면 기후변화 주제관과 환경부의 그린스타트 코너, 그리고 녹색에너지 체험관을 강추한다.
먼저 기후변화 주제관에서는 지구온난화로 멸종 위기에 놓인 동물들을 확인할 수 있고, 환경부의 그린스타트 코너에서는 친환경 하이브리드차를 직접 감상할 수 있다. 온실가스 줄이기 국민실천운동도 진행 중이니 아이와 함께 실천 선언을 해보는 것도 좋겠다. 한쪽에 마련된 폐전자제품 내부 단면도는 아이들에게 냉장고와 TV의 단면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다.
직접 공을 굴려가며 천연가스의 생성과 공급을 지켜볼 수 있는 가스 여행 체험이 가능한 한국가스공사도 들러볼 만한 부스. 바로 옆쪽의 녹색에너지 체험관에서는 정시마다 응모 인원을 뽑아 태양전지 만들기, 우주왕복선 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 활동에 참가할 수 있다.

가.족. 체.험. 코.스. 02 ●●● 지구 여행 즐기기, 테디베어관
‘테디와 아름별이의 세계여행’이라는 타이틀이 붙은 이 전시관은 유아들이 특히 좋아할 만한 공간. 마치 제주도의 테디베어관을 살짝 들어다 옮겨놓은 것 같다. 입구에서 여권을 2천 원에 구입하면 테디베어와 함께 30여 개국의 여행이 시작된다. 출입구에 마련된 공항 탑승구를 거쳐 안내받은 곳은 비행기 탑승. 비행기 내부처럼 꾸며진 실내의 의자에 앉아 영상물을 감상하면 중국의 만리장성, 아프리카 말리공화국의 젠네 모스크 사원, 호주의 오페라하우스, 미국의 자유의 여신상, 영국의 버킹엄 궁전 등을 배경으로 포즈를 취한 테디들을 차례로 만날 수 있다. 각 나라별로 앞쪽에 스탬프 확인 코너가 있어 30여 개 나라를 돌며 자신의 여권에 비자 도장을 찍을 수 있다. 보다 그럴듯한 여권을 갖고 싶다면 입구에 사진 촬영 부스(유료 3천 원)를 활용하는 것도 방법.
1천 마리가 테디베어 중 유독 인기 있는 테디는 ‘아일랜드 걸리버 여행기 코너’에 누워 있는 걸리버 테디다. 난쟁이 테디에 둘러싸여 마치 낮잠이라도 잠자는 듯 배를 들썩이는 모습이 살아 있는 테디를 보는 듯 신기하다. 체험을 마치고 나오는 출구 옆에는 마치 공항 면세점인 양 테디베어 면세점이 있어 아쉬워 하는 아이들을 조르게 만드니 발걸음을 재촉할 것.


가.족. 체.험. 코.스. 03 ●●● 시민 참여 마당→ 트로이 목마
이름 하여 이벤트 마당이다. 100퍼센트 시민 참여로 구성된 이 야외 공간은 화려하진 않지만 참여한 시민들로 생기가 흐른다. 한 달간 시민 참여 프로그램을 공모해 뽑는 팀들이 돌아가며 부스를 사용하고 있다. 리본을 이용한 휴대폰 줄인형 만들기 체험, 녹청자 도자기 물레 체험, 나래연날리기 체험 등 다양한 체험이 가득하다. 그중 전통 왕골 공예는 무료 체험. 10여 개 부스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어린이재단 부스와 한 명상센터의 채식 부스. 특히 어린이재단 부스에서는 ‘사랑의 동전 붙이기’ ‘사랑의 투고’ ‘외국 민속옷 입어보기’와 같은 이벤트에 참여할 수 있다. 다양한 후원 프로그램을 아이의 이름으로 후원할 수 있는 것도 특징. 채식의 중요성을 알리는 부스에서는 직접 콩으로 만든 고기를 시식할 수도 있으니 도전해볼 것. 한켠에서는 인천YMCA에서 응급 구조 특강이 한창이다.
시민 참여 마당을 지나 고대도시관을 통과하면 커다란 트로이 목마를 마주한다. 세계 문화의 거리에 세워진 트로이 목마다. 그리스 병사들이 9년간 싸워온 트로이를 멸망시키기 위해 만들어낸 12미터 높이의 트로이 목마를 본뜬 것으로, 아이들과 함께 내부에 올라가 역사적 설명을 더하기 좋다.
가.족. 체.험. 코.스. 04 ●●● 쇼핑과 맛과 사람이 있네! 세계 문화의 거리
인천세계도시축전 중 가장 기대되었던 코너. 아프리카 부족생활관이나 유럽 생활문화관처럼 잘 전시된 공간도 있지만, 세계 문화의 거리의 백미는 거리에서 만나는 다양한 세계인의 모습이 아닐는지. 코브라 피리 부는 인도 할아버지, ‘호랑이 눈’이라는 보석을 파는 인도네시아 아저씨, 열심히 타악기를 두드리는 아프리카 총각, ‘낙타 뼈’로 만든 목걸이를 파는 네팔 아저씨까지… 마치 각 도시의 벼룩시장을 옮겨놓은 듯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과 언어가 가득하다. 게다가 각기 자신들의 전통 복장을 입고 있어 이래저래 세계도시축전의 분위기를 살린다. 작은 액세서리부터 옷까지 판매하는 제품도 각양각색. 간혹 장사꾼밖에 없다는 평가도 받지만, 각국 뒷골목을 옮겨놓으려 했다는 게 홍보팀의 얘기다. 아프리카 부족생활관 옆쪽에 자리잡은 은데벨레 하우스에서 준비한 ‘은데벨레 도자기 페인팅&가면 페인팅 체험’도 아이들과 해볼 만한 이벤트다. 아프리카의 은데벨레 부족의 패턴과 색상을 활용해 각자 원하는 도자기와 가면을 만들어보는 체험. 체험료는 도자기 1만 원, 가면 5천 원.

가.족. 체.험. 코.스. 05 ●●● 로봇 사이언스 미래관→ 주제영상관
아이들에게 축전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곳. 아톰 동상이 세워진 로봇 사이언스 미래관은 로봇 동물원 전시가 한창이다. 북미와 아시아를 비롯한 30여 개 전시관에서 전시한 바 있는 국제적 전시로, 박쥐와 기린, 파리, 코뿔소 등 로봇 동물을 직접 작동해볼 수 있어 아이들에겐 동물의 생체역학 구조를 배울 더없이 좋은 기회다. 운동선수와 치타 등과 내기 경주를 해볼 수 있는 ‘동물과의 경주’ 공간도 이색적이다.
로봇 사이언스 미래관을 나서면 곧장 주제영상관으로 이어진다. 750석 규모의 대규모 상영관 2개가 있는 이곳에선 아름다운 미래 도시 이야기를 다룬 3D 입체 애니메이션‘시티 파라디소’가 한창 상영 중이다. 폐기 처분될 위기의 고철 고봇 삼총사가 추적자를 따돌리고 로봇 바다로 향하는 모험담을 그린 이야기로 아이들이 무척 좋아한다. 총 상영 시간은 23분. 여기까지 돌고 나면 2~3시간이 훌쩍 지난다.


취재·사진 문영애 리포터 happymoon30@naver.com

펌 : http://www.naeil.com/news/miznaeil_view.asp?sub_cate_id=14&uid=138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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