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장선생님의 훈시 같다. 맞는 말이긴 한데 뭔 말인지 모르겠다.
"열심히 합시다. 우리의 비젼이 눈앞에 있어요. 문제를 잘 찾아서 해결안에 집중합시다. 해결책은 반드시 어딘가에 있는 법이니까요"
언뜻 들으면 멋진 말인데 새겨들으면 누구라도 할 수 있는 말이다.
총론을 원론적으로 말하는 상사의 조언은 각론을 구체적으로 실천해야 하는 부하에겐 아무 도움이 안된다.
좀더 구체적 지시를 위해 몇마디 질문을 하지만 실망감만 선물받는다.
결국 내가 알아서 하라는 얘기잖아..
맞다.
결국 우리가 알아서 해야 한다.
상사라는 자리 자체가 업무적 경력과 전문적 유능함을 입증해야 한다고 기대하지 말자.
무엇이든 엔터만 치면 튀어나오는 검색싸이트로 기대하지 말자.
높은 자리에 올라갈수록 여러 관계가 얽혀있어서 거시적인 얘기를 할 수 밖에 없다.
책임져야 할 일도 많아지고 신경써야 할 식구도 많아졌다.
그래서 총론밖에 말하지 못한다.
너무 구체적으로 말하면 잔소리한다고 손가락질 하고 너무 거시적으로 말하면 실무를 모른다고 지적질 당한다.
상사는 퍼즐조각을 맞추기 위해 먼저 보는 전체그림 같은 존재이다.
퍼즐 전체를 보아야 조각조각 흩어진 퍼즐 조각들을 찾아낼 수 있다.
대략 어느 부위에 무슨 색들이 모여있고 어디와 어디가 연관되어 있는지를 한번 보지 않고서는 조각을 그림대로 완성하기 쉽지 않다.
이처럼 상사는 밑그림을 그려주고, 여러 이해관계를 교통정리하며, 각자가 어떻게 연관되는지를 알려주는 사람이다.
무엇을 어떻게 하는지는 우리가 직접 찾아야 한다.
선수와 코치가 사용하는 근육이 다르듯이 부하와 상사가 사용하는 근육은 다르다.
선수는 직접 장단지 근육을 써야 하지만 코치는 손을 써서 판을 짠다.
구체적인 각론을 콕콕 찍어서 시키는 상사 밑엔 심부름꾼만 있을 뿐이다.
상사에게 건 기대를 내려놓고 스스로에게 기대를 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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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는 얘기다.
하지만 상사도 직원들에 상사의 입장을 이해하라는 것은 너무 직원을 고달프게 만드는 것 같다.